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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민낯

기자:택시희망뉴스 2019-03-04 10:57:21

지난 달,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파업을 놓고 학생과 교수 그리고 언론과 정치인들이 보여준 반응은 우리 사회의 수준과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번 파업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용역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오히려 처우가 나빠진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했다. 이들은 10여 차례 이어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중앙도서관 등 건물 4곳의 기계실을 점거하고 관련 업무를 중단한 것이다.

파업으로 난방이 끊기자 대학 총학생회는 “중앙도서관을 파업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학의 어느 교수는 난방 중단을 “응급실을 폐쇄해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빗대는 글을 신문에 기고하며 노동자들의 파업을 맹비난했다. 늘 그랬듯이 보수언론은 학생들이 겪는 불편만 대서특필하며 노동자들의 파업 이유는 나 몰라라 했다.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난 지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노동자들의 파업에 적대적인 시선은 독재정권 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 같은 태도가 얼마나 후진적인 것인지는 프랑스 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보낸 질의를 보면 잘 드러난다. 한겨레신문이 시설관리 노동자 파업과 관련된 해외 유사사례를 찾기 위해 각국 노총에 질문을 보냈는데 질문을 받아본 프랑스 노총 담당자는 ‘학생을 볼모로 한다’는 주장을 이해하지 못해 도리어 민주노총으로 문의를 했다는 것이다. 파업권이 권리로 존중받지 못하는 한국 현실에 대한 자세한 추가 설명을 한참 듣고 나서야 간신히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기가 막혔는지 답변과 함께 파업에 대한 지지성명까지 발표하였다.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의 저자인 홍세화씨가 남민전 사건으로 프랑스 망명신청을 할 때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는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해 망명신청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고 존중받는 이들에게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전면적으로 부정당하는 한국의 현실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나라 법률도 노동3권을 분명히 보장하고 있고, 파업에 제한을 가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의 필수공익업무만으로 규정한다. 그럼에도 모든 노동자들의 파업을 적대시하는 대한민국의 민낯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톨레랑스 혹은 맹자의 측은지심을 갖추지 못한 천박한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얼굴이 후끈거린다. 그들은 정말 무엇이 부끄러운 것인지 모르는 것 같다. 강자에 빌붙어 약자를 짓밟는 천민적 행태의 중국의 아큐들이 판을 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야만적인 약육강식의 사회일 뿐이다.

북미정상회담으로 이 나라에는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용솟음치고 있다. 통일 한반도는 똘레랑스가 있고 측은지심을 갖춘 국민들이 서로 보다듬고 사는 그런 사회였으면 좋겠다. 다행히 서울시 교육청을 비롯한 부산 등 몇몇 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인권교육을 의무화한다는 소식이 들려 그나마 희망을 갖게 한다.

김 태 일
내일노동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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